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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경기부양 추경은 ‘마약’… 재정 나빠지고 경제위기 곧 실감할것”
 
2019-06-19 14:39:27

◆ 김원식 한반도선진화재단 조화사회연구회장의 문화일보 인터뷰 기사입니다.


수치상으로 경제 상당히 나빠  
국민은 아직 체감못하고 있고  
정부는 여전히 ‘과거’에 몰입  
다음 정권은 어려운 상황 직면  

예산 전년比 9.7%나 늘렸는데  
1분기부터 추경… ‘예산 실패’  
국가채무비율 40% 꼭 지켜야  

2050년쯤 국민연금 고갈 우려  
받는 금액도 절반 깎일 가능성  
연금 개혁으로 악순환 끊어야  

최저임금 인상·주52시간 근로  
고용·근로시간 모두 감소시켜  
결국 근로자들 소득만 줄어들어  
이런 것이 ‘소득주도성장’인가 

“경제 위기를 실제로 국민이 체감하게 되는 시점은 2020∼2025년 사이일 거라고 예상합니다. 아마도 다음 정권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겁니다.” 김원식(63)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는 재정 전문 학자다. 그래서 김 교수는 향후 정부 재정 위기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한국연금학회 초대회장과 한국재정학회장, 한국사회보장학회장 등 화려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편성된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기도 전인 1분기부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란이 불거지고, 국가부채 비율을 40%에 맞춰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입씨름하는 상황을 놓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김 교수는 추경 얘기가 나오자 서슴없이 ‘예산 실패’(budget failure)라고 잘라 말했다. 김 교수는 연금 전문가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재정학으로 연금제도를 전공했다. 1988년 국내에 돌아와 그때까지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던 고용보험제도를 국내 학자 중에서는 본격적으로 연구한 당사자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문화일보 세미나실에서 김 교수를 만나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들어 봤다.

―한국 경제에 대한 총론부터 얘기를 듣고 싶다.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을 두고 어느 쪽은 성장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어느 쪽은 침체라고 주장한다. 해석이 다 제각각인데, 경제학자로서 지금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나.

“경제는 그 특성 자체가 통계라는 수치에 기초한다. 수치상으로 보면, 상당히 나쁜 게 사실이다. 계속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방향성(트렌드)을 탈 수 있다. 문제는, 그런데도 개인들의 일상생활은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생활이 너무 바빠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실직이나 폐업 등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한순간 국민 대다수가 위기를 느끼는 시점이 올 것이다. 위기는 가까이 오는데,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면, 더 이상 회복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나 우리의 현재 산업구조, 그리고 국가 경쟁력 관점에서 볼 때 경제 위기 전으로 환원이 안 될 가능성도 크다. ‘이중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제 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쯤이라고 판단하나.

“몇 년 안 남았다고 생각한다. 2020∼2025년 사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다음 정권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이 아직도 과거 1970년대 폐쇄경제의 사고에 몰입돼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가업 상속 문제만 해도 세계 어느 나라도 기업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는 나라는 없다. 유럽은 오히려 가족 중심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이 성장률도 높고 고용도 많이 한다. 물론, 2세나 3세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 등 문제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정부가 자기만의 논리와 원칙에 따라 이를 ‘획일화’하려는 것은 문제다. 우리 사회와 산업은 이미 다양화돼 하나의 기준에 입각한 지배구조로 기업을 재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오히려 전체 산업을 고사시키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인 것 같다.

“그렇다. 국민연금 기금이 기업의 지배구조를 정부의 뜻대로 바꾸는 하나의 수단이 됐다. 문제는 기업이 사유재산이라는 점이다. 사유재산에 국민연금이 주인처럼 들어와서 사주나 경영권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는 건 사유재산의 침해이며, 자본주의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자본 민주주의’(캐피털리스트 데모크라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한 몸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정부가 과거처럼 경제를 끌고 가거나 쥐락펴락하는 시대가 아니다. 생산 측면에서는 정부는 더 이상 민간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능력이 없다. 자본 민주주의라는 개념에서 오히려 정부는 자본주의를 발전시키고 기업 발전에 힘이 돼 줘야 한다.” 

―유럽의 가족 경영 기업들은 소유와 경영이 엄격히 분리됐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명확하지 않고, 적은 지분으로 많은 계열사를 운영하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상속 문제나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이 야기된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과거에 그런 게 큰 문제였던 것은 사실이다. 1970년대 폐쇄경제 하에서 이런 것이 용납됐다는 것은 특혜일 수 있다. 그러나 지분율이 50%도 넘는 외국인 주주들도 받아들이는 이런 문제를 40년이 지나 초고속 글로벌 사회를 맞이한 현재나 미래까지 끌고 가는 게 과연 국가와 기업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국민 입장에서 볼 때 기업의 첫 번째 존재 목적은 고용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이 고용을 더 창출하고, 국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지배구조라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비율 한도를 40%로 제한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물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국가채무비율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가채무비율 40% 선은 지켜야 한다. 이것은 우리 경제안정을 위한 초점(focal point)이다. 그리고 경제성장률만큼 국가부채의 증가율을 억제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적자 국채를 30조 원 더 발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만 높아진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경제성장이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추경 편성이 2014년을 제외하고 7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작년에는 세수가 좋아 괜찮았지만, 올해나 내년은 ‘곳간’ 사정이 작년과 같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경이나 국채를 발행하면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추경도 쓰임새를 보면, 경기부양이라고 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포퓰리즘적 항목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추경을 형성하는 요인은 재난적 상황이다. 홍수 피해 등 재난이 발생해 돈이 추가로 필요하다면 인정할 수 있겠는데, 이번에는 지난해 국가 예산편성을 전년 대비 9.7% 늘렸는데도 1분기부터 추경 얘기가 나왔다. 그럼 작년에 짠 9.7% 예산편성은 무엇인가. 나는 이걸 ‘예산 실패’로 본다. 예산을 짰으면 하반기에 상황을 봐 가면서 하면 몰라도, 예산 집행을 시작하자마자 추경 얘기를 하는 게 맞는 것인가. 예전에 추경 이후 경기가 어떤지 한 번 살펴본 적이 있는데, 경기 부양 효과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경기 부양을 위해 추경을 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일종의 ‘마약’을 주사하는 것과 같다. 하반기에 또 추경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기가 계속 나빠지고, 올해 경제성장률도 계속 낮추고 있어 2차, 3차 추경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가채무에서는 연·기금과도 뗄 수 없는 관계가 있을 텐데.

“40% 룰을 지켜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채무의 발생 원인이 거의 ‘복지’라는 점 때문이다. 복지 중에서도 연금이 문제다. 국가채무에서 공무원·군인연금 충당 부채가 970조 원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국가채무화가 안 돼 있지만, 국가채무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시스템은 국민연금기금이 알아서 하라 이런 식으로, 정부는 국가재정과 관계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반면, 기금 역시 ‘우리도 못하겠다. 망하든가 보험료 2배로 올리든가’ 하는 식이다. 연금 개혁을 통해 이것을 빨리 끊어줘야 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국가가 고용주이기 때문에 국가가 부담해 주는 선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국가가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공무원 수를 줄이든지, 임금을 깎아서 연금 지급으로 돌리든지 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을 국가가 고용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적자를 기업이 책임지든지 본인이 책임지든지 해야 한다. 그런데 4차 재정재계산에 따르면, 지금 구조로는 자기가 낸 금액의 1.8배를 가져가도록 돼 있다. 내가 받는 국민연금의 반은 세금에서 나오는 셈이다. 세금은 누가 내나. 우리 자손들이 내야 한다. 2050년대 초반이면 국민연금기금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 이후에는 국민연금이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때가 되면 받는 연금도 반으로 깎일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위해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주성이라고 하면 흔히 최저임금을 많이 올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동결하는 게 핵심이라고 주장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에 융통성이 없고, 매년 결정되는 구조여서 매우 민감한 나라 중 하나다. 문 대통령 공약이 최저임금 1만 원이었고, 공약에 충실하겠다는 도덕적 가치를 갖고 있어 목적을 달성하려면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최저임금 논쟁은 노동경제학에서 중요하고 조심스러운 분야다. 그런데 정부는 최저임금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최저임금으로 임금총액이 올라야 하는데, 안 오르고 있다. 최저임금에 비해 생산성을 못 내는 노동자는 다 쫓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로제도 소주성의 한 분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규정을 어기면 고용주가 처벌을 받으니 당연히 근로시간이 줄고 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정규직 문제도 똑같다. 과거 ‘비정규직법’을 도입하니 기업이 1년 11개월만 고용하고 비정규직들을 쫓아냈다. 사실상 근로자들 소득이 줄었다. 이건 ‘소득주도 역성장’이다.”



―마지막으로,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 무엇을 꼽겠는가.

“1988년 미국에서 연금제도를 전공하고 귀국했다. 당시 노동연구원 배무기 원장께서 우리나라 고용보험 도입 연구를 제안했다. 그 당시에는 고용보험이 없었다. 내가 처음으로 고용보험 연구를 시작했다. 고용보험을 주장한 학자는 몇 명 있었지만, 보고서를 낸 것은 내가 처음이다. 그때는 인터넷도 발달이 안 돼 있었고, 국내에 참고 문헌도 거의 없었다. 일본과 미국 등의 후배나 동료에게 자료를 받고 해서 연구를 끝냈다. 노동연구원에서 보고서가 나온 게 1990년이었다. 고용보험연구기획단이 만들어지고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고용보험위원회 위원으로서 2010년까지 제도 개선을 위해 계속 활동했다. 1995년 고용보험제도가 시행되기까지 준비작업에 많은 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조순문 전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께서 고용부에 계시면서 핵심적 역할을 해 주셔서 고용보험제도가 출발할 수 있었다. 당시는 경기가 좋을 때여서 정부와 국회에서 ‘왜 실업을 걱정하느냐’ ‘이런 제도를 왜 해야 하느냐’고 핀잔을 많이 들었다. 지금 만들어 놓지 않으면, 언젠가 실업 사태는 꼭 온다. 그때 가면 대책이 없다. 지금 만들어 놔야 한다며 설득했다. 결국, 1997년 외환위기 때 고용보험 제도가 빛을 냈다. 만약 그때 고용보험이 없었다면 엄청난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노동시장이 안정되는 데 고용보험이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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